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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보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관계

by 모든 정보 제공 2022. 10. 13.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관계

교육을 교과의 가치 (학문적, 심미적, 도덕적인 가치 등등)를 추구하는 활동으로 보고 제도 교육의 앞 단계는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에 해당한다고 규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먼저 준비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초등교육이 중등교육 더 나아가서는 고등교육을 위한 준비교육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 상이한 활동들이 시간적인 순서나 논리적인 계열에 있어서 앞서 전개되는 것과 이후에 전개되는 것으로 구분되고 전자가 늘 후자에 선행하여 이루어지면서 후자의 원활한 수행에 기여하는 경우 우리는 전자를 준비라 하고 후자를 목적이라 부를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영을 하기 위하여 수영장에 간다고 할 때 우리는 수영하기 이전에 체조를 하며 이때 체조는 수영을 하기 위한 준비에 해당한다. 체조는 말 그대로 준비운동인 것이다(물론 수영부터 하고 나중에 체조를 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그는 체조와 수영의 관계를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정신 상태가 온전하지 못한 자이다). 그런데 준비란 그 자체로는 활동의 주체에게 어떠한 보람이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 수영을 하기 위한 준비로 체조를 하면서 우리가 즐거운 기분에 사로잡힌다고 하더라도 이는 체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체조를 끝마치고 우리가 곧 수행하게 될 수영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것이다. 체조는 그야말로 수영을 하는 데에 필요한 만큼만 하면 충분한 것이다. 만약 초등교육이 중등교육을 위한 준비라면 초등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초등교육을 수행하면서 어떠한 보람이나 가치도 체험하기 어려울 것이다. 초등교육은 말 그대로 중등교육을 받기 위한 수단이고 도구일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 초등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교사나 학습자가 어떠한 보람이나 가치를 체험하고 있다면 이는 초등교육 그 자체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초등교육 이후에 따르게 될 중등교육의 보람과 가치를 예견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옳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인정할 수 있듯이 각급 제도 교육의 장면에서 보람과 열정이 수반되는 교육의 활동은 고등교육보다는 중등교육 그리고 중등교육보다는 초등교육의 장면에서 더 흔하게 살아 숨 쉰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과 초등교사들은 그들이 지금 수행하고 있는 준비교육 즉 초등교육을 경유하여 조만간 수행하게 될 중등교육이나 고등교육에 대한 기대와 꿈에 부풀어 준비 활동에 불과한 초등교육에 그토록 헌신하고 있는 것인가? 결론을 미리 말하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들은 다음 단계의 육에 대한 기대로 인해 들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초등교육의 활동 그 자체로부터 비롯되는 보람과 가치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슨 뜻인가 하면 초등교육이 중등교육이나 고등교육에 대한 준비가 아니라 그 자체로 내재적 가치를 구 지니는 목적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초등교육과 중등교육 또는 고등교육의 관계는 체조와 수영이라는 준비 → 목적의 관계가 아니라 비유를 들어 말하면 연애와 결혼의 관계에 가깝다. 연애와 결혼은 흔히 생각하듯이 준비 → 목적의 관계가 아니라 동등의 관계이다. 연애는 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결혼에 선행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혼의 수단이나 준비가 아니며 결혼으로는 환원해서 설명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내장하고 있다. 연애의 목적은 결혼이 아니라 연애에 내장되어 있는 고유한 가치를 추구하는 데에 있는 것이다. 물론 결혼은 연애와는 또 다른 가치를 지니며 연애와는 구분되는 고유한 목적을 지니기 마련이다. 이처럼 연애와 결혼은 각기 상이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질적인 활동이면서 동시에 서로와의 관계 속에서는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관계도 이렇게 생각해야 된다. 초등교육의 가치나 목적은 중등교육의 그것과 구분되며 이 점에서 초등교육은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으로 제도 교육에 참여할 뿐 중등교육이나 고등교육에 대한 준비나 수단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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